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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행동 - 구매의사결정과정

구찌루 2019. 10. 30. 16:47

소비자 행동

<구매의사결정과정>

 

 나는 매일 습관적으로 커피를 마신다. 언제부터 커피를 마시게 됐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아마 중학교 때 수업시간에 너무 졸려서 마시기 시작했던 것 같다. 처음에는 믹스커피를 이것저것 마셔 보다가 그 다음부터는 점점 달지않은, 담백한 커피를 찾게 됐고 성인이 되서부터는 에스프레소가 들어간 커피만 마신다.

 

나의 커피 선택의 과정을 보자면, 일단 “에스프레소 샷이 너무 맛이 없다.”라고 인식하는 때에 새로운 커피를 찾아 나서기 시작한다. 때론 인터넷으로 검색을 하기도하지만 대부분은 근처에 안 가본 카페에 가서 사먹는다. 커피를 마시는데에는 정보수집을 그닥 많이 하지 않는다. 한 번 마시고 맛 없으면 다시 안 가면 그만인 것이고 기회비용도 그닥 비싸지 않기 때문이다. 평가도 심플하게 “맛있다”와 “맛없다”로 나뉘는데 이 기준은 굉장히 주관적이므로 실제 원두의 질이 어떤지는 고려 사항이 아니다. 안 마시면 머리가 아프기도 하고 정말 말 그대로 습관이기 때문에 아무 생각없이 소비하고 있는 것 뿐이다.  여기까진 즐겨먹는 커피에 대한 얘기다. 커피는 일회성으로 끝나지만 계속 사용해야하는 것들을 소비할 때는 어떤 과정을 거칠까?

 

예로 신발을 들겠다. 나는 최근 캔버스화 하나를 구입했는데, 이유는 원래 있던 신발이 많이 낡았으며, 이 낡은 신발과 비슷한 디자인의 신발을 갖고 싶었기 때문이다.(하지만 똑같은걸 사기는 싫었다.) 그래서 비슷한 디자인의 신발을 만드는 브랜드를 찾기 시작했다. 나는 보통 자주 가는 사이트에서 찾아보곤 하는데 (이 사이트는 각종 브랜드의 제품을 모아서 파는 편집샵 느낌의 사이트다.) 자세히 보지는 않고 그냥 눈에 들어오는걸 고르는 편이다. 하지만 고르는 과정에도 나름의 기준이 있는데 일단 완전 처음 본 것이면 안 된다. 이 점은 어느정도 사회적인 소비를 하고 있는 것 같다. 다른 사람들이 너무 많이 신고 다니는 것은 싫은데 그래도 아예 처음 보는 브랜드인 것은 싫다. 적당히 보통의 집단에 속하고 싶지만 지나치게 유행에 신경 쓰는 것 같은 이미지는 주고 싶지 않은 것이다. 의류는 커피와 다르게 타인의 평가에 대해 의식하며 소비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내가 20대여서 그런 것 일수도 있고 너무 튀기 싫어하는 성향 탓에 그런 것일 수도 있다. 그리고 되도록 후기는 악랄하게 쓰는 편이다. 신발이 좋느냐, 나쁘냐는 내 발에 잘 맞느냐 안 맞느냐의 문제이기에 다른 것이 훌륭하더라도 내가 불편하면 끝이다. 내가 예로 든 신발은 신발끈이 너무 두꺼워서 거의 10m걸을 때 마다 풀린다. 걷다가 허리 나갈까 봐 못 신는다.

 

 내가 여태까지 구입 했던 것 중에 가장 공을 들였던 것은 노트북이라고 할 수 있다. 한 달은 고민하고 구입 했던 것 같다. 일단 조건이 많았다. 그래픽 작업을 해야하니 그래픽이 좋아야했고, 배터리 사이클이 낮아야 했으며, 너무 비싸도 안 됐다. 그러나 제일 중요한 것은 맥북이어야했다. (이미 여기서 구하기 엄청 험난 했을 것이란게 예상이 된다.) 이 모든 조건을 충족시키는 물건을 찾는 일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난 맥북을 포기할 수 없었고 결국엔 배터리사이클 수가 100이 넘지 않는 중고 맥북을 구할 수 있게 되었다. 중고 맥북을 흔쾌히 살 수 있었던 이유는 맥북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있었기 때문이다. 타 노트북과는 다르게 바디가 알루미늄으로 되어있어 열전도가 빨라 내구성이 좋다던가 모니터 비율이 그래픽작업에 최적화되어있다던가 터치패드가 직관적인 제스쳐로 이루어져있다던가! 아무튼 이렇게 디테일한 정보수집을 거쳐 맥북을 손에 넣은 것이었다. 그리고 결과는 아주 만족하고있다. 그리고 다음에도 또 구입할 예정이다.

 

이렇게 내가 소비한 것들에 대해 거슬러 올라가 적어보니 내 소비패턴이 얼마나 비합리적인지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가격이 높아질수록 신중도가 올라가는 것을 보니 비합리적인 것만은 아닌 것 같다. 마케터의 입장에서 봤을 때 나는 아주 파악하기 쉬운 소비자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좀 파악하기 어려운 소비자가 되어보도록 해야겠다.

 

 

가천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구승희